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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9 ▶직장 사람들을 부르는 말(2)
▶직장 사람들을 부르는 말(2)
 
김옥길(사)한국전례원 명예교수

“직장에서 가장 말하기 어려운 경우는 윗사람 앞에서 그보다 낮은 윗사람을 가리켜 말할 때입니다.
 
자기보다 윗사람이라도 더 윗사람 앞에서는 윗사람을 낮추어 말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늘 높여 말하던 과장님을 부장님 앞에서 ‘과장’이라고 냉큼 말한다는 게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머리로는 과장님 앞이나 낮춰서 ‘과장’이라 말해야지 하면서도 막상 입에서 나올 때는 입에 익은 ‘과장님’이란 말이 튀어 나옵니다. 부장님 앞에서 과장님을 꼭 과장이라 불러야 옳은 겁니까?”


참 잘 알고 있습니다. 윗사람 앞에서 그보다 낮은 윗사람을 가리켜 말할 때는 높임말을 쓰지 못하는 것이 우리 배달겨레의 기본입니다.
 
이것을 두고 우리의 전통 언어 예절을 무시하고 일본식 예절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하는 무지한 학자도 있습니다.
 
우리 가정에서도 할아버지께서 손자에게 ‘너 애비 왔느냐’ 하시면 ‘예, 할아버지 아버지 왔습니다’ 해야지 ‘아버지께서 오셨습니다’라고 말하면 반칙입니다. 이것을 두고 압존법(壓尊法)이라 말합니다.
 
지금은 이 압존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실지(實地)로 압존법을 사용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부장 앞에서 과장을 과장님이라 하지 않으면 압존법을 모르는 과장은 그 부하에게 불이익을 줄까 두렵습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으나 꼭 그렇게 불러야 합니다.
 
마치 눈 하나 뿐인 동리에 눈 두개 있는 사람이 가면 ‘병신왔다’ 하듯이 예절에도 그레샴의 법칙이 적용되니 안타깝습니다.
기사입력: 2005/12/10 [13:06]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Posted by [c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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